명의만 빌려주면 된다는 말
아는 사람에게서 이런 제안을 받았다는 상담이 꾸준히 들어옵니다. 명의만 빌려주면 되고 대출금은 자기가 갚겠다는 이야기입니다.
부탁하는 사람이 가까운 사이일수록 거절하기 어렵습니다. 잠깐이면 된다거나 서류만 쓰면 된다는 설명이 붙으면 더 그렇습니다.
차를 실제로 쓰지도 않고 돈도 만지지 않으니 손해 볼 것이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몇 달 뒤 연체 통지가 오기 시작하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이 글은 그렇게 명의를 빌려주었다가 대출 채무만 남은 두 사람이 배상을 받아낸 사건의 기록입니다.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연출 이미지입니다.
이 사건의 구조
상대는 중고차를 사는 것처럼 꾸미자고 제안했습니다. 차량을 명의자 앞으로 옮기고, 그 명의로 캐피탈에서 중고차 구매 대출을 받은 뒤, 대출금은 자신이 받아 쓰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같은 상대가 여러 사람에게 접근한 정황이 확인되면 사건의 성격이 분명해집니다. 한 번의 실수가 아니라 반복된 방식이라는 점이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중고차 명의를 이용하는 방식은 반복해서 나타납니다. 차량이라는 실체가 있어 겉으로는 정상 거래처럼 보이고, 대출이 비교적 빠르게 실행되기 때문입니다.
대출은 실행되었고 돈은 상대에게 넘어갔습니다. 그러나 약속과 달리 상환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또 다른 사람에게는 계약을 취소해야 한다며 접근해 추가로 돈을 받아 갔습니다. 같은 상대가 여러 사람을 상대로 반복한 구조였습니다.
왜 명의자가 갚아야 하나요
대출계약의 당사자는 명의자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돈을 쓴 사람이 따로 있어도 금융회사에 대한 관계에서는 명의자가 채무자입니다.
금융회사와의 관계를 정리하려면 별도의 다툼이 필요합니다. 대출 과정에 문제가 있었는지, 심사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연체가 시작되면 신용에도 영향이 갑니다. 다른 대출이나 카드 이용이 막히고, 직장에 따라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어 대응을 미루기 어렵습니다.
속아서 명의를 빌려주었다는 사정은 상대와의 사이에서 다툴 문제이지, 금융회사에 그대로 주장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두 갈래로 진행합니다. 대출 관계는 그대로 두면서, 상대에게 그 손해를 배상하라고 청구하는 것입니다.
형사 절차가 먼저인가요
순서가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실무에서는 형사 절차가 먼저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형사 절차만 기다리다 시간을 보내는 것은 위험합니다. 그사이 상대의 재산이 정리되면 민사에서 이겨도 회수할 것이 남지 않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사실관계가 정리되고, 유죄 판결이 나오면 그 내용을 민사에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에서도 상대는 형사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선고받았습니다. 그 판단이 민사 사건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형사 판결이 민사를 정하나요
그대로 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두 절차는 별개이고 판단 기준도 다릅니다.
형사 기록은 신청을 통해 확보합니다. 진술조서와 증거 목록이 확인되면 민사에서 어떤 사실을 주장할지가 분명해집니다.
다만 형사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민사에서도 유력한 자료가 됩니다. 그래서 사실관계를 다시 처음부터 밝히는 부담이 크게 줄어듭니다.
반대로 형사에서 혐의가 인정되지 않았다고 해서 민사 청구가 곧바로 막히는 것도 아닙니다.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연출 이미지입니다.
손해는 어떻게 계산하나요
기본은 그 행위로 잃은 금액입니다. 명의로 실행된 대출의 원금과 그에 따라 부담하게 된 비용이 여기에 들어갑니다.
이자와 수수료처럼 대출에 따라 추가로 부담한 금액도 정리합니다. 원금만 놓고 계산하면 실제 손해보다 적게 청구하게 됩니다.
이미 갚은 금액이 있다면 그 부분도 함께 정리합니다. 앞으로 갚아야 할 부분과 이미 부담한 부분을 나누어 적는 편이 명확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사람마다 손해의 내용이 달랐습니다. 한 사람은 1억 1,400만원, 다른 사람은 6,891만원이 인정되었습니다.
각자 언제 어떤 방식으로 피해를 입었는지가 달랐기 때문에 금액과 기산일도 따로 정해졌습니다.
지연손해금은 언제부터인가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은 그 행위가 있었던 때부터 이자가 붙는 것이 원칙입니다.
비율도 구간에 따라 달라집니다. 소장이 상대에게 전달되기 전과 후에 적용되는 비율이 다르므로 그 점도 청구취지에 반영합니다.
다만 실제로는 청구하는 쪽이 정한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이 사건에서도 마지막 행위 이후로서 원고들이 구하는 날을 기산일로 삼았습니다.
몇 년이 지난 사건이라면 이 부분에서 금액 차이가 크게 벌어집니다. 그래서 청구취지를 쓸 때 기산일을 함께 계산합니다.
여러 명이 함께 진행할 수 있나요
- 같은 상대에게 비슷한 방식으로 피해를 입었다
- 형사 사건이 같은 사건으로 묶여 있다
- 제출할 자료가 상당 부분 겹친다
이런 경우에는 함께 진행하는 편이 낫습니다. 다만 손해의 내용은 각자 다르므로 금액과 기산일은 사람별로 따로 적습니다.
다만 서로 사정이 크게 다르면 나누어 진행하는 편이 나을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의 사정 때문에 전체 진행이 늦어지는 일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판결을 받은 뒤에는 무엇을 하나요
판결이 있어도 상대에게 재산이 없으면 회수가 어렵습니다. 이런 유형에서는 이미 다른 피해자들의 절차가 진행 중인 경우도 많습니다.
상대가 이미 형사 절차를 밟고 있다면 그 과정에서 재산 상황이 드러나기도 합니다. 그 정보를 회수 계획에 반영합니다.
그래서 소송을 시작하기 전에 재산을 확인하고, 필요하면 미리 묶어두는 방법을 검토합니다.
확인이 어렵다면 상대에게 재산 목록을 내도록 하는 절차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순서를 어떻게 잡느냐가 회수를 가릅니다.
이런 제안을 받으셨다면
명의를 빌려 대출을 받는 것은 그 자체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사정에 따라 명의자도 책임을 지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주변에 같은 제안을 받은 사람이 있는지도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여러 명이 얽혀 있는 경우가 많고, 함께 대응하면 자료가 두터워집니다.
이미 진행하셨다면 그 시점부터라도 기록을 남겨두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설명을 듣고 응했는지가 이후 판단의 기초가 됩니다.
대출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도 함께 정리해 두십시오. 실제로 이익을 얻은 사람이 누구인지를 보여주는 자료가 됩니다.
상담 전에 준비할 것
- 대출계약서와 실행 내역, 상환 내역
- 차량 등록 관련 서류
- 상대와 주고받은 메시지와 통화 기록
세 번째가 가장 중요합니다. 어떤 약속을 받고 명의를 빌려주었는지가 그 안에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서류가 흩어져 있어도 괜찮습니다. 대출 실행 내역은 금융회사에서 다시 받을 수 있고, 차량 관련 서류도 확인할 방법이 있습니다.
형사 절차가 진행 중이라면 그 사건번호와 진행 상황도 함께 말씀해 주십시오. 두 절차를 함께 놓고 순서를 정합니다.
결과를 미리 약속드릴 수는 없습니다. 다만 자료가 남아 있을수록 설명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진다는 점은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