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는 끝났는데 대금은 오지 않는다. 이 상황에서 하청업체가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선택지가 바로 유치권과 가압류다. 두 수단은 목적이 다르고, 잘못 고르면 시간과 비용만 날린다. 법무법인 서앤율이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어떤 수단이 언제 유효한지 짚어본다.

K씨 사례에서 드러난 유치권의 함정
경기도 소재 물류창고 신축 현장. 하청업체 K씨는 2023년 4월 공사를 완료했지만, 원청으로부터 공사대금 1억 2천만 원 중 7천만 원을 받지 못했다. K씨는 창고 열쇠를 돌려주지 않고 현장을 점유한 채 유치권을 행사했다. 직관적으로 맞아 보이는 선택이었다.
그런데 6개월 뒤 문제가 터졌다. 원청이 해당 건물을 담보로 잡은 선순위 근저당권자가 임의경매를 신청했고, 경매 절차에서 K씨의 유치권 신고가 이루어졌다. 매수인은 유치권 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핵심 쟁점은 두 가지였다. 첫째, 점유가 계속적이고 공개적으로 유지됐는가. 둘째, 공사대금 채권의 소멸시효가 이미 진행 중이지 않은가.
민법 제320조 제1항은 "타인의 물건을 점유한 자는 그 물건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 변제기에 있는 경우 변제를 받을 때까지 유치할 권리가 있다"고 규정한다. 요건은 세 가지다. ① 타인 소유 물건의 점유, ② 견련성(그 물건에서 생긴 채권), ③ 변제기 도래. K씨는 세 요건을 갖췄지만, 점유를 증명할 서류가 빈약했다. 경비 일지, 관리 계약서, 현장 사진 등이 없으면 법원에서 점유 연속성을 인정받기 어렵다.
더 심각한 문제는 소멸시효였다. 민법 제163조 제3호는 "도급받은 자의 공사에 관한 채권은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고 명시한다. K씨가 공사를 완료한 2023년 4월부터 시효가 진행됐고, 유치권을 행사했다는 사실만으로 공사대금 채권의 시효가 중단되지는 않는다.
대전고등법원 대법원 판례원심: "유치권 확인 소송 제기만으로는 피담보채권인 공사대금 채권의 소멸시효 중단 효력이 없다(민법 제326조)." 이후 대법원은 "유치권 확인 소송에서 피담보채권의 존재를 주장·입증하는 행위 자체가 재판상 청구에 준하는 시효 중단 효력을 가질 수 있다"는 취지로 원심을 파기했다. 그러나 이는 소송을 제기한 경우의 이야기이며, 단순 점유 유지는 해당하지 않는다.
유치권 vs 가압류 — 어떤 수단이 실제로 작동하나
솔직히 말하면, 현장에서 두 수단의 차이를 헷갈리는 의뢰인이 대부분이에요. 표로 한 번에 정리한다.
| 구분 | 유치권 | 부동산 가압류 |
|---|---|---|
| 법적 근거 | 민법 §320 | 민사집행법 §276 |
| 핵심 요건 | 점유 지속 + 견련성 + 변제기 도래 | 피보전권리 + 보전의 필요성 |
| 담보 비용 | 없음(점유 유지만 필요) | 청구금액의 약 1/10 공탁보증보험 |
| 시효 중단 효과 | 단순 점유는 중단 효력 없음 | 즉시 시효 중단 (민법 §168) |
| 선순위 담보권자 대항 | 제한적(경매 시 매수인에게 인수 여부 다툼) | 등기 순서로 배당 |
| 실행까지 속도 | 즉시(점유 유지) | 법원 결정까지 수일~2주 |
| 불가분성 | 채권 일부 미지급이어도 목적물 전부 유치(민법 §321) | 청구금액 범위 내 재산 압류 |
하청업체 L씨 사례가 대조적이다. 서울 강서구 소재 상가 리모델링 공사 후 공사대금 5천만 원을 받지 못한 L씨는, 현장 점유 대신 곧바로 부동산 가압류를 신청했다. 청구금액 5천만 원의 1/10인 500만 원짜리 공탁보증보험을 들고 법원에 접수한 지 8일 만에 가압류 결정이 나왔다. 동시에 소장을 제출해 재판상 청구로 소멸시효를 중단시켰다. 원청이 부동산을 처분하거나 다른 채권자에게 넘기는 것을 막으면서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수 있었다.

실무에서 99%가 막히는 지점과 서앤율의 접근
제가 최근 자문한 사건에서도 똑같은 패턴이 반복됐어요. 하청업체 대표가 공사 완료 후 2년 반 동안 전화와 내용증명만 보내다가, 3년 시효가 거의 다 된 시점에 상담을 왔습니다. 이 경우 가압류 신청과 동시에 지급명령을 내는 투트랙이 유일한 방어선이었어요.
실무상 가장 자주 부딪히는 지점은 세 곳이에요. 첫째, 유치권 행사 중 점유를 '잠깐이라도' 빼앗기면 유치권이 소멸한다(민법 §328). 야간·주말 현장 보안이 허술한 소규모 하청은 특히 취약하다. 둘째, 건설산업기본법 제88조상 노임 상당 공사대금은 압류가 금지되지만, 하도급 계약서에 노임 항목이 별도로 기재되지 않으면 보호받지 못한다(대법원 판례). 셋째, 가압류 후 본안 소송을 3년 내 제기하지 않으면 가압류 취소 신청을 당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288).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이렇게 움직여야 한다
① 내용증명 발송 즉시 — 시효 중단 카운트 시작. 내용증명 자체는 시효를 중단하지 않지만, '6개월 내 소 제기' 의무를 발생시키는 최고(催告) 효력이 있다(민법 §174). 발송일로부터 6개월 안에 가압류 신청 또는 소를 제기해야 한다.
② 부동산 가압류 신청 — 청구금액의 1/10 공탁보증보험 준비. 원청 또는 건물주 명의 부동산 등기부를 확인하고, 근저당·가압류 선순위 현황을 파악한 뒤 신청한다. 처분금지 효과로 협상력이 즉시 높아진다.
③ 유치권은 점유 증거 확보가 전제. 현장 점유를 선택한다면 경비 출입 일지, 현장 관리 계약서, 날짜 찍힌 사진을 매일 확보해야 한다. 점유 증거 없는 유치권 행사는 법정에서 허공에 외치는 것과 같다.
법무법인 서앤율은 건설·부동산 분쟁에서 가압류 신청서 작성부터 본안 공사대금 소송, 경매 배당 이의까지 일괄 조력하고 있다. 판결이 확정되면 민법 제165조에 따라 채권 소멸시효가 10년으로 연장돼 추심 여력도 생긴다.
자주 묻는 질문
공사를 완료한 지 2년이 지났는데 지금 유치권을 행사해도 되나요?
공사대금 채권의 소멸시효는 3년이므로 아직 시효는 살아 있지만, 유치권 단독으로는 시효가 중단되지 않습니다. 지금 즉시 가압류 신청과 소 제기를 병행해 시효를 중단시켜야 하며, 구체적 방법은 사건 검토 후 안내 가능합니다.
가압류 후 원청이 파산 신청을 하면 어떻게 되나요?
원청의 회생·파산 절차가 개시되면 가압류 효력은 정지되고 채권신고를 해야 합니다. 파산 전 가압류를 마쳤다면 배당에서 일정 우선권을 주장할 여지가 있으므로, 개별 사건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상담을 권장합니다.
하도급 계약서에 노임 항목이 없는데 압류금지 보호를 받을 수 있나요?
건설산업기본법 제88조의 압류금지는 계약서에 노임이 별도 명시된 경우에만 적용됩니다(대법원 판례). 계약서에 항목이 없다면 보호가 어려우니, 자세한 사안은 변호사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본 포스팅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조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기준일: 2026-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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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고 계신 서류(계약서·내용증명·문자 등)를 정리해 사실관계를 한 번 점검받는 것만으로 대응 방향이 분명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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